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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 시한폭탄, 뇌동맥류…'이런' 사람이 특히 위험
'뇌'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소가 지속적으로 충분히 공급돼야 한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심장에서 목을 거쳐 올라오는 굵은 동맥이다. 뇌 속에서는 이 뇌동맥을 중심으로 작은 동맥과 모세혈관이 그물망처럼 퍼져 있어, 뇌세포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런데 이 뇌동맥이 서서히 부풀다가 결국 파열돼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뇌동맥류'가 발생했을 때다.
조용히 목숨 위협하는 '뇌동맥류'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약해진 부위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한다. 주로 혈관 벽 중 얇고 취약한 부분에 혈압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면서 발생하며, 혈류가 이 부위로 몰리면 동맥류는 점차 커지게 된다. 문제는 동맥류가 커지다 결국 터질 수 있다는 점인데, 파열 시 전체 환자의 3분의 1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더 큰 문제는 파열되기 전까지 뚜렷한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뇌동맥류는 파열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고, 언제 터질지조차 예측할 수 없다. 그렇게 증상 없이 숨어 있던 뇌동맥류가 터지면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일단 파열이 일어나면 아무리 빠르게 치료하더라도 심한 합병증이 남는 경우가 많다. 또한 파열 이후에는 치료 전은 물론, 치료 후에도 드물게 재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예후는 급격히 나빠진다.
설령 급성기를 넘기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 회복기에는 뇌혈관이 수축되는 '혈관연축'이나 뇌 안에 물이 고이는 '수두증'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예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처럼 뇌동맥류는 자각 증상 없이 조용히 진행되다가 갑작스레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에 흔히 '머릿속 시한폭탄'에 비유된다.
겪어보지 못한 두통, 뇌동맥류 파열의 신호
뇌동맥류는 대개 파열되기 전까지는 별다른 증상이 없으나 동맥류의 크기가 매우 클 경우, 주변 조직이나 신경을 눌러 두통을 비롯한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동맥류의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얼굴 마비나 안검하수, 동공 확장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그렇다면 뇌동맥류가 파열된 후에는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파열이 일어나면 지주막하출혈이나 뇌내출혈이 발생하고, 이때 갑작스럽고 극심한 두통, 심한 구역질과 구토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두통은 '망치로 머리를 맞는 듯한 느낌'이라고 표현될 만큼 갑작스럽고 강도가 심하며, 경우에 따라 실신이 동반되기도 한다. 따라서 경험해 보지 못한 두통이 발생했다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 신속한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뇌동맥류 발견 시 치료 미루지 말아야
뇌동맥류는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질환이다. 이로 인해 다른 질환처럼 발생 자체를 확실히 막을 수 있는 뚜렷한 예방법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다만 뇌혈관이 혈류에 받는 압박을 줄이기 위해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뇌혈관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적절한 운동 △채식 위주의 균형 잡힌 식사 △금연 등이 대표적이다.
예방이 쉽지 않다는 점은 아쉽지만, 다행히 뇌동맥류는 파열 전에 발견해 치료하면 90% 이상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완치도 기대할 수 있다. 진단 과정 역시 비교적 간단하다. 뇌동맥류는 파열 여부와 관계없이 뇌 ct나 mri 같은 영상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덕분에 최근 건강검진이 보편화되면서 이러한 검사를 통해 파열 전 단계인 '비파열 뇌동맥류'를 조기에 발견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정기 검사의 중요성은 고위험군에게 특히 강조된다. 가족 중 뇌동맥류를 앓은 환자가 있거나, 고혈압 같은 기저질환을 가진 중장년층은 발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따라서 반복적인 두통처럼 애매한 증상이라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건강검진 시 컴퓨터단층촬영(ct)나 자기공명영상(mri) 혈관 조영술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뇌동맥류는 조기에 발견해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 방침을 세우는 것이 최선이자 최고의 관리다.
뇌 속의 시한폭탄이 터지기 전에 조기에 발견한다면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치료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신경외과 김영준 교수(삼성창원병원)는 "파열되지 않는 뇌동맥류는 크기와 위치, 그리고 모양, 혈류학적인 특성, 환자의 기저질환이나 위험인자의 관리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시술을 할지, 수술을 할지, 경과를 관찰할지를 결정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크기가 작은 경우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비파열 상태에서 발견됐다면, 주저하지 말고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해 적절한 치료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는 상태에 따라 개두술, 뇌동맥류 결찰술, 코일색전술 등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