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허리가 뻐근하거나 통증이 느껴지면, 많은 사람들이 '허리 디스크'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허리 통증의 원인은 디스크뿐 아니라 잘못된 수면 자세, 근육 긴장, 관절 문제, 척추관 협착증 등 매우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허리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은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가 비슷할 수는 있지만 원인과 치료법은 전혀 다른 질환이다.

신경외과 전문의 문정현 원장(사랑플러스병원)은 "대부분의 허리 통증은 일시적인 증상이지만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과 같은 질환은 상태에 따라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하며, "허리는 절대 수술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있지만 질환의 상태와 증상, 적응증에 따라 치료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문 원장과 함께 허리 통증의 다양한 원인부터 디스크와 협착증의 구별법, 치료와 운동 방법까지 상세하게 알아봤다.

q. 아침에 허리가 뻐근할 때가 많은데, 시간대별로 허리 통증이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나요?
대부분의 경우, 특정 질환 때문이라기보다는 수면 중 자세와 관련된 일시적인 통증인 경우가 많습니다. 자는 동안 척추의 정상적인 곡선이 유지되지 않고, 근육과 관절이 이완되면서 척추 관절이 살짝 틀어지거나 신경이 눌리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아침에 뻐근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통증이 지속되거나 허리뿐 아니라 손가락 등 다른 관절도 뻣뻣하고 무겁게 느껴진다면, 류마티스 질환 가능성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혈액 검사 등 정밀 검사를 통해 증상의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q. 흔히 허리 통증이라고 하면 '허리 디스크'부터 떠올리는데, 주로 어떤 원인이 있나요?
허리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흔히 '허리를 삐끗했다'고 표현하는 경우에는 운동을 과하게 했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었을 때 허리 근육이나 인대 손상, 관절 비틀림 등이 생긴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염좌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로 증상만 조절해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편입니다.

허리 디스크의 경우에도 통증은 염좌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디스크는 척추 사이의 조직이 뒤로 밀려나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허리 통증뿐만 아니라 다리 쪽으로의 방사통, 저림 증상이 동반된다는 점에서 근육 염좌와 구별됩니다.

또한, 척추관 협착증도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주요 질환입니다.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봐야 합니다.

q. 허리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요?
외래 진료를 하다 보면 '디스크'나 '협착증'이 있다는 환자들도 많은데, 두 질환은 원인과 치료법이 전혀 다른 질환입니다.

허리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를 감싸고 있는 섬유륜에 균열이나 파열이 생기면서 디스크 조직이 뒤로 밀려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입니다. 디스크가 신경을 눌러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 저림, 방사통 등의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납니다.

반면 척추관 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입니다. 가만히 있을 때는 증상이 거의 없다가 걷거나 움직일 때 다리가 저리거나 땅기고, 쥐가 나는 듯한 느낌, 마비 증상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움직임 없이 쉴 때 증상이 호전되는 경향이 보인다면 척추관 협착증의 전형적인 특징으로 볼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치료는 각각 어떻게 진행되나요?
허리 디스크는 탈출한 디스크가 신경을 압박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뒤로 밀려나와 신경을 누르는 조직을 풀어주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입니다. 반면 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진 것이 원인으로 좁아진 신경 통로를 넓혀 주는 것이 치료의 핵심입니다.

문제가 되는 부위를 제거하거나 공간을 넓히는 것은 수술적 치료 영역에 해당하는데요. 디스크나 협착증 모두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이 필요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시행할 수 있습니다. '허리는 절대 수술하면 안 된다'는 인식도 많지만, 모든 질환의 치료에는 각 질환에 맞는 적응증이 있습니다. 즉,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있고, 비수술적 치료로 조절 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적응증에 맞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비수술적 치료로는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요?
허리 디스크를 예로 들면, 디스크가 신경을 압박할 경우 허리 통증, 다리 저림 등이 나타나는데, 초기에는 약물 치료로 통증과 염증을 조절합니다. 약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성형술 같은 주사 치료를 시행합니다. 이러한 치료는 신경이 눌린 부위에 약물을 직접 주입해 증상을 완화하는 방식이며, 모두 비수술적 치료에 해당합니다. 도수치료나 물리치료 역시 신경 압박으로 인한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다만 디스크 자체를 녹이거나 없애는 약물은 현재 없습니다. 약물이나 주사 치료는 탈출한 디스크 자체를 없애는 치료가 아니라, 디스크가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흡수되거나 작아지는 과정에서 환자가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증상을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충분한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크다면, 디스크가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경우로 판단해 디스크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 수술법이 발달해 절개 부위가 작고 회복도 빨라져 예전처럼 수술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q. 허리 통증에 추천할 만한 운동이 있을까요?
허리 통증을 완화하는 운동의 핵심은 허리에 집중되는 부담을 줄이고 이를 분산시키는 데 있습니다.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이 클수록 통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먼저 체중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산소 운동을 통해 체중을 감량하면 허리에 가해지는 실제 부담이 줄어들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비만했던 분들이 체중 감량 후 허리 통증이 개선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다음으로 허리에 집중되는 하중을 주변 근육으로 분산시켜야 합니다.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효과적인데요. 해부학적으로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 허리와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하체 근력 강화 운동이 허리 건강에 큰 도움이 됩니다. 런지나 스쿼트 같은 운동이 좋은 예지만, 잘못된 자세나 과한 중량으로 진행할 경우 오히려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지도하에 실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허리 통증 환자들에게 제가 가장 추천하는 운동은 등산입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면서 하체 근력을 기르고, 균형을 잡는 과정에서 코어 근육도 자연스럽게 단련됩니다. 또한 칼로리 소모가 많아 체중 감량에도 유리한 운동이라 허리에 전반적으로 좋은 영향을 줍니다. 다만 고령이거나 관절 상태가 좋지 않은 분들은 등산이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평지나 경사가 완만한 길을 배에 힘을 주고 걷는 방식도 충분히 효과적인 운동이 될 수 있습니다.

수영은 허리 근육을 직접적으로 강화하는 효과는 크지 않지만, 물속에서는 체중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고 칼로리 소모를 많이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체중이 줄면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든다는 측면에서 좋은 운동이 될 수 있습니다.

기획 = 백선혜 건강전문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