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은 관절 부위에 염증이나 손상이 발생해 통증, 뻣뻣함, 운동 범위 제한 등 다양한 불편을 일으키는 만성 질환이다. 주요 원인으로는 체내 염증 반응이 지목되며, 이를 완화하기 위한 여러 치료와 관리법이 제시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상적인 식생활 조절이 관절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일부 연구 결과가 보고되면서, 식습관 개선을 통한 염증 관리의 필요성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염증 완화에 효과적인 '항염 식품(anti-inflammatory foods)'은 관절 건강을 지키고 통증 악화를 예방하기 위한 보완적 관리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연구와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관절염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대표적인 항염 식품 5가지를 소개한다.

1.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고품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은 관절염 증상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식품으로 꼽힌다. 최근 연구에서는 올리브오일을 꾸준히 섭취할 경우 관절의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스페인에서 진행된 한 소규모 연구에서는 올리브오일에 풍부한 천연 항염 성분 '올레오칸탈(oleocanthal)'이 관절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이 성분은 흔히 사용하는 소염진통제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 특히 이부프로펜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퍼대학교(cooper university)의 영양 전문가 산드라 바스케즈(sandra vasquez) 박사는 건강 매체 프리벤션(prevention)에서 "한 달간 매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섭취한 참가자들은 염증 지표가 뚜렷하게 감소하고 항산화 상태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별도의 실험실 연구에서도 올레오칸탈이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효소를 차단하고, 연골 세포를 보호하며, 염증성 분자의 생성을 줄이는 데 효과가 확인됐다"라고 전했다. 다만 "이들 연구는 규모와 표본이 제한적이어서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향후 더 많은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2. 기름진 생선
연어, 정어리, 참치, 청어, 앤초비 등 기름진 생선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강력한 항염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연어나 정어리 같은 냉수성 어류는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 생성을 억제하고, 관절 통증이나 뻣뻣함 같은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바스케즈 박사는 "오메가-3 지방산이 관절염 환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실제로 10건의 무작위 임상시험을 분석한 기존 연구에서도, 오메가-3 보충제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통증 감소에 일정 수준 효과를 보였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 효능이나 개별 환자군에 따른 차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만약 생선 섭취가 어려운 경우, 전문의와 상담 후 오메가-3 보충제를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3. 생강
생강은 오랜 시간 동안 전통 의학과 식생활에서 널리 활용되어 온 식품으로, 최근에는 항염 및 항산화 작용을 지닌 대표적인 식재료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생강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진저롤(gingerol)'과 '쇼가올(shogaol)'은 생리 활성이 뛰어난 성분으로, 체내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세포 손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널드 e. 토머스(donald e. thomas)는 "생강이 포함된 식단이 염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라며, 항염증 식단에 생강을 꾸준히 포함시키는 것이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차로 마시거나 요리에 더하는 등 일상에서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식재료인 만큼, 관절염 관리뿐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 증진에도 유익한 식품으로 평가된다.

4. 요구르트
요구르트는 장 건강에 유익한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전신 염증 반응과의 연관성도 주목받고 있다. 국제학술지 뉴트리언트(nutrients)에 실린 한 연구에서는 요구르트 섭취가 만성 염증 수치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요구르트에 포함된 프로바이오틱스(유익균)는 장내 미생물 균형을 개선해 면역 반응을 조절하고, 염증 수준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효과는 체내 염증을 주요 원인으로 하는 관절염 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토머스 박사는 "생균이 살아 있는 요구르트를 선택하고, 오메가-3 지방산을 보충하고 싶다면 호두 6알 정도를 함께 곁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5. 베리류
딸기, 블루베리, 라즈베리 등 다양한 베리류는 지중해식 식단의 핵심 식재료 중 하나로, 항염 효과가 뛰어난 식물성 식품으로 꼽힌다. 베리류에는 밝은 빨강이나 진한 보라색을 띠게 하는 '폴리페놀(polyphenol)'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데, 이 성분은 체내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세포 손상을 줄이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상 약사 웬디 레이미(wendy ramey)는 "베리류에는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강력한 식물성 화학 물질이 들어 있다"라며 "이러한 식품은 항염 식단을 구성하는 데 매우 유익한 선택"이라고 조언한다. 베리류는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으면서도 맛과 영양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식품으로, 관절염 예방과 관리에 도움이 되는 과일로 주목받고 있다.

염증 키우는 음식, 관절염 악화시킬 수도
관절염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항염 식품 섭취뿐 아니라, 염증 반응을 악화시킬 수 있는 식품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연구들에서는 일부 식품이 류마티스 관절염 등 염증성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조지아 의과대학(medical college of georgia) 류마티스내과 교수인 엘레나 스키오푸(elena schiopu)는 "초가공 식품이 염증성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라며, "이들 식품은 단순히 비만이나 당뇨병 같은 대사 질환뿐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치매, 류마티스 관절염 등 신경계와 면역계 질환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토마스 박사는 일반적인 서구형 식단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일부 식품들이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 위험 증가와 연관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으로 △붉은 육류 및 가공육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 △당분과 나트륨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 △식이섬유가 부족한 식단이 해당된다. 이러한 음식들은 염증 반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어, 관절염 증상을 관리하거나 예방하고자 할 때는 섭취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