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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번개가 알레르기 폭탄으로"… 여름철 '뇌우 천식' 주의보
기상청의 '2024 낙뢰연보'에 따르면 2024년 우리나라에서 관측된 낙뢰는 약 14만 5000회로 전년(7만 3341회)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10년 평균치보다도 44% 많은 수치다. 이 중 84%가 6~8월에 집중됐다.
낙뢰는 모두에게 위험하지만 별도의 주의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천식 환자다. 천둥번개로 공기 중의 알레르기 물질이 급증하면 건강한 사람에게도 천식이 생길 수 있고, 천식 환자는 급성 발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천둥번개가 유발하는 '뇌우 천식'이란 무엇이고, 겨울 못지않게 여름철에도 주의해야 할 천식 악화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호흡곤란이나 발작 등의 응급 상황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호흡기내과 김혜수 교수(인하대병원)와 함께 알아봤다.
"번개 치면 숨 막혀"… '뇌우 천식'이란?
'뇌우 천식(thunderstorm‐triggered asthma, ta)'은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풍이 지나간 직후에 발생하는 급성 천식 발작을 말한다. 호흡곤란, 기침, 천명음(쌕쌕거림) 등 전형적인 천식 증상이 급격히 악화되어, 심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김혜수 교수는 "폭풍우로 인한 차가운 하강 기류가 지면 근처로 꽃가루를 몰아넣고, 이 꽃가루가 습도 변화나 강우에 의해 2~5㎛ 크기의 미세 입자로 부서지면서 하기도까지 침투해 천식 증상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뇌우 천식으로 인한 대규모 발병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대표적인 뇌우 천식 유발 물질은 호주·유럽 등지에서 흔한 라이그래스(ryegrass) 꽃가루로, 2016년 호주 멜버른에서는 뇌우 직후 수천 명이 응급실을 찾았고, 이 중 10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급변하는 기후에 한국도 안전하지 않아.. '뇌우 천식' 대비 생활 수칙
김혜수 교수는 뇌우 천식은 특정 기상·생물학적 조건이 동시에 충족될 때만 발생하기 때문에 주로 초여름과 초겨울에 보고되며, 영국, 호주, 이탈리아 등 일부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지만 다행히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발병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기후 변화로 여름철 강풍·낙뢰 동반 호우가 잦아지면서 국내 발병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김 교수는 "낙뢰로 인해 천식이 악화될 위험은 단순한 낙뢰 빈도보다 폭풍우가 치는 시점에 대기 중의 알레르겐(알레르기 유발 물질) 농도가 얼마나 높은지에 의해 좌우된다"며, "국내에도 계절성 꽃가루·곰팡이 포자 등 천식을 유발할 수 있는 알레르겐이 풍부하고, 대기오염이 악화되면 뇌우 천식뿐 아니라 일반 천식이 악화되는 현상도 더욱 빈번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처방받은 흡입형 스테로이드 및 기관지확장제 유지 치료를 성실하게 이행한 환자들의 경우 뇌우로 인한 천식 증상의 급성 악화가 거의 없었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다음과 같은 생활 수칙을 권고했다.
∙ 정기적 약물 복용 및 사용: 유지 치료 약제를 빠짐없이 복용하고, 응급용 흡입기를 상시 휴대
∙ 천식 행동 계획: 의료진과 증상별 대처 방법 수립 및 가족·동거인과 공유
∙ 환경 모니터링: 번개·뇌우 예보, 꽃가루·미세먼지 농도 정보 확인 및 실외 활동 조절
∙ 실내 공기 관리: 창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나 에어컨의 필터·제습 통해 알레르겐 최소화
주의해야 할 여름철 천식 악화 요인은?... 응급 상황 예방∙관리법
천식 환자는 주로 겨울철의 찬 공기와 호흡기 증상을 주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뇌우 천식 외에도 여름철 천식을 악화하는 요인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김혜수 교수는 앞서 설명한 여름철의 뇌우 천식과 나무·풀·잡초의 꽃가루 및 곰팡이 포자 외에도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한 기도 부종, 오존·미세먼지 같은 대기오염, 집먼지 진드기·실내 곰팡이 번식이 천식 악화를 유발할 수 있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충분한 물 마시기 △실내 냉방·제습기와 공기청정기 가동 △외출 전후 샤워 및 의류 세탁으로 알레르겐 제거 △주기적인 침구 세탁 및 환기·제습 관리 △운동 시 15분 전 흡입제 예비 투여를 꼽았다. 그리고 천식 환자라면 응급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계절과 상관없이 유지형 흡입기를 상시 휴대하면서 필요에 따라 사용해야 함을 강조했다.
갑작스러운 천식 발작, 환자와 주변인의 대처 방법 숙지가 중요
천식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증상이 지속적이든 간헐적이든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흡입스테로이드 치료를 해야 한다. 김혜수 교수는 "흡입기 치료는 사용이 간편하고 효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천식 발작 시 복용하게 되는 경구 또는 주사 스테로이드에 비해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천식 환자들은 증상 악화를 대비해 의료진과 미리 대처 방법을 상의해서 숙지해야 한다.
만약 호흡 곤란과 같은 심한 천식 증상이 발생하면 의사와 사전에 상의한 대로 속효성 기관지확장제나 평소 사용하던 기관지확장제를 한 번 더 사용하고, 그래도 호전되지 않으면 즉시 의료진을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한다. 김 교수는 천식 환자의 가족이나 동거인, 주변인들도 천식 악화에 대한 대처 계획을 같이 세워서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흡입기 사용을 도와주면 증상을 빠르게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천식, 꾸준한 관리 필요한 만성질환… 의료진과 상담해야
천식은 폐렴, 만성 기관지염 등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다음과 같은 특징적인 증상이 있다면 천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김혜수 교수는 "증상이 항상 있는 것이 아니라 밤이나 새벽 시간 또는 운동 중에나 특정 환경에 노출된 후에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나타난다면 천식을 의심할 수 있다"며, 이러한 호흡기 증상에 더해 어릴 때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 비염 진단을 받았다면 천식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천식은 증상이 좋아져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라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이유로 "기관지 염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회복할 수 없는 기관지 손상이 발생하고, 폐 기능이 영구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천식은 급성 발작 시 호흡 부전으로 인해 응급실을 찾거나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되고 의료비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특히,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며 꾸준히 치료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