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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콩팥 점수는요" 15점 미만은 '투석'... 신장 건강 지키려면? [인터뷰]
신장은 단순히 몸속 노폐물의 여과와 배출뿐 아니라 혈압 조절, 혈액 생성, 뼈 건강까지 관여하는 전신 건강의 핵심 장기다. 문제는 이상이 생겨도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방치하다 병이 악화되기 쉽다는 점이다.
신장내과 전문의 좌정민 원장(맑은수내과의원)은 "신장 기능은 한 번 떨어지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초기에 자신의 신장 점수를 정확히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좌 원장과 함께 신장 건강을 위한 수치 해석법부터, 염분·수분 섭취 기준, 진통제·조영제 사용 시 주의점 등 실생활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관리법을 짚어본다.
q. 신장이 우리 몸에서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요?
신장은 '콩팥'이라고도 부르는데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체내에서 훨씬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우선, 체내의 불필요한 수분과 노폐물을 제거하고 혈압을 조절하며, 혈액 생성과 비타민 d 활성화에도 관여합니다. 반대로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수분과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혈액 생성이 원활하지 않으며 뼈 건강도 나빠져, 심한 경우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장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전신 건강을 지키기 위한 기본이자 필수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신장 기능이 떨어져도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데요, 다른 증상으로 병원에 갔다가 혈액 검사를 통해 우연히 기능 저하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상인은 40대부터 신장 기능이 1년에 약 1점씩 감소하는데, 만성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이보다 4~5배 빠르게 감소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와 관리가 꼭 필요합니다. 특히 고혈압, 당뇨, 사구체 질환, 다낭성 신장 질환, 루푸스 같은 면역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q. 신장 기능 저하는 어떤 단계로 진행되고, 증상은 어떻게 달라지나요?
신장 기능은 사구체 여과율로 평가합니다. 이는 혈액 검사에서 크레아티닌 수치를 측정해 산출하며, 1분 동안 신장을 통해 걸러지는 혈액의 양을 의미합니다. 사구체 여과율이 ▲90점 이상일 때 1단계 ▲60점~89점 2단계 ▲30점~ 59점 3단계 ▲15점~ 29점 4단계 ▲15점 미만은 5단계로 분류합니다.
초기인 1~2단계에서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3단계 중에서도 45점 미만으로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30점 미만은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대표 증상으로는 ▲부종 ▲호흡곤란(숨이 참) ▲기력 저하 ▲식욕 저하 ▲피부 가려움 ▲수면 장애 ▲거품뇨 등의 요독증 증상이 있습니다.
마지막 5단계에 이르면 신장 기능이 거의 소실된 상태로, 이 경우 신장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혈액 투석이나 복막 투석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q. 앞서 신장 기능 저하가 혈압이나 뼈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셨는데,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나요?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체내 염분과 수분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서 혈압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또한 불필요한 수분이 체내에 쌓여 부종이나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장 기능 부전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신장은 혈액 생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기능이 떨어지면 적혈구 생성이 줄어 빈혈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외에도 체내 인의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혈중 인 농도가 상승하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고 비타민 d 활성도 저하돼 장에서 칼슘 흡수율이 떨어집니다. 이로 인해 뼈가 약해지고 골밀도가 낮아지는 등의 문제로 뼈 건강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q. 신장 건강을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로 자신의 신장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기적으로 받는 건강검진의 혈액 검사를 통해 자신의 신장 기능이 어느 정도인지, 즉 신장 점수를 확인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염분 섭취를 줄이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성인의 염분 섭취량은 who 권고 기준보다 2~3배 이상 많아, 짜게 먹는 식습관이 신장에 큰 부담을 줍니다.
세 번째로는 적절한 수분 섭취도 중요합니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너무 많거나 적은 것도 신장에 좋지 않아, 정상 성인 기준으로 하루 1~1.2l 정도의 미지근한 물을 천천히 자주 마실 것을 권장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물을 마시면 체내 노폐물 제거에도 도움이 되는데요. 다만 식사 전후 30분 정도는 소화장애 예방을 위해 물 섭취를 피하고, 밤에 자주 깨는 경우 야간 수분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 밖에도 적절한 운동과 금연이 필요합니다. 일주일에 최소 3회, 한 번에 30분 이상 꾸준히 운동하면서 체중 관리를 병행해야 합니다. 흡연은 신장 혈관에 손상을 입혀 염증을 일으키고, 고혈압이나 당뇨 조절도 어렵게 해 신장 기능을 더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금주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담배는 꼭 끊으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약물 복용입니다. 진통제, 특히 관절염 등에 자주 사용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는 복용 전에 신장 기능에 문제가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항암제, 항생제, 이뇨제, ct · mri 촬영 시 사용하는 조영제, 한약 등도 신장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복용 전 담당 의사와 신장 기능 상태를 반드시 상담한 후 복용하시길 권합니다.
q. 그렇다면 신장 기능 상태에 따라 수분 섭취량도 달라지나요?
네. 신장 기능 점수에 따라 물 마시는 양도 조절이 필요합니다. 신장 기능이 60점 이상으로 정상에 가까운 사람은 하루 1~1.2l 수분 섭취가 적당하지만, 30점 미만으로 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자신의 소변량에 500ml를 더한 양 이하로 수분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약물치료 등 신장 기능 저하를 막기 위한 치료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약물로 신장 기능 손상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안타깝게도 손상된 신장 기능을 완전히 회복하는 치료법은 아직 없습니다.
국내에서 신장 기능 저하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이 꼽힙니다. 당뇨는 신장의 미세 혈관을 손상시켜 신장 기능을 떨어뜨리고, 당뇨병성 신증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고혈압은 신장 내 혈관 압력을 높여 혈관 손상을 일으키고, 단백뇨 증가로 신장 기능 저하를 초래합니다. 고지혈증의 경우 혈관 벽이 점점 두꺼워지고 막히면서 신장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고 신장 기능을 보호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약제는 고혈압 치료제로 잘 알려진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i)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입니다. 이 약제들은 사구체 내 압력을 낮추고 단백뇨를 감소시켜 신장 기능 보호에 도움을 줍니다. 최근에는 당뇨 치료제인 sglt-2 억제제가 소변을 통해 당을 배출하는 효과뿐 아니라 신장과 심장 보호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q. 얼마나 잘 관리하고 있는지, 검진은 어느 정도 주기로 어떤 검사를 받아봐야 하나요?
우리나라는 20세 이상의 성인에게 국가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으니, 미루지 말고 꼭 받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40세 이후부터 신장 기능이 매년 감소하기 때문에, 40세부터는 2년 주기 건강검진 사이에 1년마다 추가 검사를 받아 매년 신장 기능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요 검사 항목은 크레아티닌 혈액 검사입니다. 크레아티닌은 근육에서 생성되어 신장에서 배설되므로, 크레아티닌 수치가 높다는 것은 신장 기능이 좋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크레아티닌 수치는 나이, 성별, 근육량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최근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필요시 시스타틴이라는 검사를 같이 시행하고 있습니다.
사구체 여과율은 24시간 소변 검사 결과로 더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소변 검사로 혈뇨, 단백뇨, 염증 여부를 확인하는데요. 부종, 호흡 곤란, 메스꺼움 등 앞서 언급한 주요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말기일 가능성이 큽니다.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q. 신장 건강을 위해 꼭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신장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상일 때부터 기능을 꾸준히 확인하고 잘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신장 기능을 완전히 회복시키는 완치 약물은 아직 없으므로, 회복을 보장하는 약이나 치료법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합니다. 또한, 신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들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담 후 복용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기획 = 이승희 건강 전문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