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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아플 때 신경외과 갈까, 정형외과 갈까?... 통증별 진료과 선택법 [통(痛)쾌한 해답]
2023년 한 해 동안 디스크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280만 명.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전체 국민의 약 5.4%가 척추 관련 문제로 의료기관을 찾은 셈이다. 하지만 막상 팔 저림이나 허리 통증 같은 증상이 생기면 어느 진료과를 가야 할지 망설이는 환자들이 많다. 정형외과와 신경외과는 모두 근골격계 질환을 다루고, 신경외과와 신경과는 이름까지 비슷해 일반인 입장에서는 구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헷갈리기 쉬운 세 진료과의 역할과 진료 범위를 명확히 짚고, 각 과가 다루는 질환과 치료 방식을 비교한다. 특히 신경외과 전문의 유범석 원장(바로서구병원)과 함께 대표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진료과 선택 기준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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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끝나지 않는 통증, "삶의 균형 회복하는 것이 치료의 시작" ③ [인터뷰]
진료과 선택, 시대∙국가에 따라 달라져… 최근에는 '척추외과 전문' 통합 의견도
진료실에서는 진료과 선택에 혼란을 겪는 환자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유범석 원장은 "목이 아픈데 두통도 있어서 신경외과를 선택했다"거나 "정형외과인 줄 알았는데 헷갈려서 신경외과에 왔다"고 말하는 환자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가장 흔한 질문 중 하나는 허리가 아플 때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중 어디를 가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 원장은 "허리 디스크는 어느 과에서 진료를 받아도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한다.
과거에는 각 진료과의 접근 방식에 차이가 있었다. 정형외과는 뼈와 관절의 구조에, 신경외과는 신경의 눌림과 염증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최근에는 두 진료과 모두 비슷한 관점으로 질환을 바라보고 동일한 방식으로 치료하는 추세다. 다만, 나라에 따라 척추 진료를 주로 담당하는 진료과의 비율이 달라지는 경우는 있다고 덧붙였다.
수술 역시 마찬가지다. 유 원장은 "정형외과 전문의들도 척추 수술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며 "신경외과 전문의와 정형외과 전문의는 동일한 질병을, 동일한 관점에서 접근하여, 동일한 수술을 한다"고 설명했다. 두 과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면서, 최근에는 정형외과와 신경외과의 척추분야를 통합하여 '척추외과 전문분야 자격'을 부여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경과는 '약물 치료', 신경외과는 '외과 처치'
신경외과와 신경과는 모두 뇌와 신경계를 다루는 진료과지만, 치료 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신경외과는 외과적 처치가 필요한 질환을 중심으로 진료하며, △뇌출혈 △뇌종양 △척추 질환처럼 구조적 이상이 있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담당한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로 머리에 출혈이 생기거나, 디스크가 신경을 눌러 통증이나 마비가 생겼을 때는 신경외과를 찾아야 한다.
반면, 신경과는 약물치료나 시술로 조절 가능한 질환을 주로 다룬다. 대표적으로는 △뇌경색 △치매 △파킨슨병 △간질 등이 있다.
두통의 경우, 어떤 진료과를 찾아야 할지 모호한 증상 중 하나다. 유범석 원장은 "두통은 영역이 광범위하고 원인도 다양해 검사와 진단이 복잡할 수 있다"며 "신경과와 신경외과 모두 방문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진단 결과가 편두통이라면 이후 지속적인 관리 차원의 치료는 신경과에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고, 경추 디스크에 의한 두통이거나 어지럼증·구토를 동반한 두통처럼 구조적 원인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신경외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 원장은 "신경과는 머리와 관련해 약으로 치료하는 곳이고, 신경외과는 외과적 처치가 필요한 질환을 치료하는 과"라고 정리했다.
진료과 구분 어렵다면 먼저 가까운 의료기관으로
그래도 어떤 진료과를 찾아야 할지 애매한 경우도 적지 않다. 유 원장은 "실제로 분류하기 힘든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다"며 "이런 환자분들이 찾아오시면 진료 후 어느 과에 가야 맞는지 안내를 해드린다"고 말했다. 따라서 몸에 이상 증세가 있고 걱정이 된다면 어느 진료과가 맞는지 혼자 알아보려 지체하지 말고 근처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반면, 주저 없이 곧장 신경외과를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유 원장은 "발목이 마비되거나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등 근력 저하가 느껴진다면 즉시 신경외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극심한 두통에 구역질이나 구토가 동반될 경우에는, 지체 없이 신경외과가 있는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러 과 협진 필요할 때도… 대학병원 아니라도 인프라 되는 병원 많아
mri나 ct 같은 영상 검사는 여러 진료과에서 공통으로 활용되지만, 같은 검사 결과라도 진료과마다 해석하고 대응하는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mri에서 디스크 병변이 보인다고 해서 모든 환자가 반드시 치료를 받는 것은 아니다. 영상 소견이 있어도 실제로 환자가 통증이나 신경 증상이 없다면 치료는 필요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진료과마다 환자의 상태를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씩 다를 수 있고, 하나의 증상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영상 결과 자체보다, 환자의 증상과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주치의의 임상적 판단이다. 필요시에는 진료과 간 협진이나 협업을 통해 보다 정밀한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유 원장은 실제로 신경외과, 신경과, 정형외과가 모두 모여 협진 했던 사례를 소개했다. 당시 환자는 근무력증으로 신경과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척추 골절과 골반 골절도 동반되어 세 과의 협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유 원장은 "마취와 근무력증 관련 약물 투여를 위해 신경과와 협진 했고 척추 수술은 신경외과가, 골반골절은 정형외과가 수술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협진이 필요하다고 해서 꼭 대학병원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신경외과·신경과·정형외과가 함께 있는 병의원도 많아, 빠르고 유기적인 진료가 가능하다. 유 원장은 "증상이 심각하거나 빠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일단 가까운 의료기관부터 방문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