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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약 중단, 더 큰 병 부른다"…꼭 지켜야 할 3가지 수칙은
고혈압은 국내 성인 3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특별한 증상이 없다고 방치하면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심장 혈관이 막히는 심근경색, 심장의 펌프 기능이 저하되는 심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부터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고혈압 관리에 있어 가장 효과적이고 검증된 방법은 약물 치료다. 하지만 약물 치료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부작용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복용을 꺼리거나 중단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실제로 고혈압 약을 1년 이상 복용하는 환자는 절반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다.
심장내과 박현우 교수(순천향대 부천병원)는 "약 복용으로 생길 수 있는 '혹시나'하는 부작용보다, 치료를 중단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의 '확실한' 위험이 더 크다"라며 꾸준한 약물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혈압 약물치료의 원리부터 부작용에 대한 오해, 효과적인 관리 원칙까지 박 교수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고혈압 약물치료, 합병증 예방의 핵심 수단"
고혈압은 혈관 내 압력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를 말한다. 겉으로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심장, 뇌, 신장 등 주요 장기에 부담을 주고 서서히 손상시키기 때문에 '조용한 살인자'라고도 불린다.
실제로 혈압이 높아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은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기에는 뇌출혈, 망막병증, 대동맥 박리 같은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만성기에는 혈관의 죽상경화증이 진행되면서 뇌경색이나 협심증 등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이러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약물요법과 생활습관 개선을 포함한 비약물요법의 병행이 원칙이다. 박현우 교수는 "약물 치료는 단순히 혈압 수치를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주요 장기를 보호하고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약물 치료의 시작 시점은 혈압 수치뿐 아니라 환자의 연령, 당뇨병·심장질환·신장질환 등의 동반 질환, 그리고 기타 심혈관 위험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박 교수는 "일반적으로 진료실 혈압 기준으로 140/90 mmhg 이상이 지속될 경우 약물 치료를 고려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전 단계(예: 130/80 mmhg 이상이면서 위험 요인이 높은 경우)에서도 시작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뇨제·베타 차단제 등 다양한 기전으로 혈압 조절
고혈압은 발생 원인과 생리적 기전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에 맞춰 다양한 계열의 약물이 사용된다. 박현우 교수는 "고혈압 치료제는 이뇨제, 베타 차단제, 칼슘 채널 차단제(ccb),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acei),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arb) 등으로 구분된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고혈압 약물의 주요 작용 기전이다.
① 이뇨제 : 신장에서 나트륨과 수분 배출을 촉진해 혈액량 자체를 줄이고 혈압을 낮춘다.
② 베타 차단제: 심장의 박동수와 수축력을 감소시키고 교감신경계 흥분을 억제해 혈압을 조절한다.
③ 칼슘 채널 차단제(ccb): 혈관 평활근 세포로 칼슘 유입을 막아 혈관을 이완시키고 말초 저항을 줄인다.
④ acei 억제제: 안지오텐신 ii 생성 억제를 통해 혈관 수축을 방지하고, 나트륨 및 수분 저류를 줄인다.
⑤ arb: acei와 유사하게 작용하지만, 안지오텐신 ii의 수용체를 직접 차단해 부작용을 줄이면서 혈압을 낮춘다.
이처럼 다양한 기전의 약제를 상황에 따라 단독 또는 병합해 처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박 교수는 "혈압이 많이 높은 경우는 다양한 기전의 약을 병합해서 처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저용량으로 다양한 기전의 약물을 병합했을 때 환자의 예후가 더 좋다는 보고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고혈압약 부작용보다, 방치가 더 위험하다
고혈압약은 비교적 안전한 약물이지만, 다른 약물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특성이나 약물 종류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뇨제는 저칼륨혈증, 잦은 소변, 어지럼증, 베타 차단제는 서맥, 피로감, 손발 냉감과 함께 드물게는 성기능 저하의 가능성이 있다. 칼슘 채널 차단제는 안면 홍조나 발목 부종, acei 억제제는 마른 기침과 혈관 부종, arb는 고칼륨혈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부작용은 대부분은 경미하고 일시적인 수준으로, 부작용이 생겼더라도 약물 교체나 용량 조절로 개선할 수 있다.
부작용의 우려로 약물 복용을 꺼려 하는 것에 대해 박현우 교수는 "고혈압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이 약물 부작용보다 훨씬 더 치명적일 수 있다"라면서 "약물 복용에 대한 걱정이 있다면 혼자서 판단하지 말고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안전한 약제를 찾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혹시나 하는 부작용 때문에 확실한 위험을 방치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임의로 약 복용 중단? "시한폭탄 스위치 다시 켜는 것"
고혈압이라는 진단을 받았더라도,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어 환자 스스로 약 복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약물로 혈압이 안정된 것을 자가 회복으로 착각해 임의로 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약물로 잘 조절되던 혈압이 갑자기 상승하면 신체가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뇌혈관이나 심장에 과도한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고, 베타 차단제와 같은 일부 약물은 반동성 고혈압처럼 오히려 혈압이 더 크게 치솟는 현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박현우 교수는 "기본적으로 고혈압은 유전적 소인뿐 아니라 비만, 짠 음식 위주의 식사, 운동 부족 등 개인의 생활 습관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라며 "생활 습관을 철저히 개선하고 이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면 약을 중단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생활 습관의 개선이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예전 방식의 생활로 돌아가면 다시 혈압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했다.
박 교수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약을 중단하는 것은 시한폭탄의 스위치를 다시 켜는 것과 같다"라며 "반드시 주치의의 지시에 따라 약물 치료를 유지하고, 약물 중단이나 변경 역시 의사의 전문적인 판단하에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고혈압, 평생 관리 필요..."3가지 핵심 수칙 지켜야"
고혈압은 단기간에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라,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다. 이에 따라 박현우 교수는 고혈압 환자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관리 원칙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강조했다.
첫 번째는 처방받은 약물을 매일 같은 시간에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다. 박 교수는 "고혈압 관리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과 같다"라면서 "혈압이 안정됐다고 스스로 중단하거나 복용을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라고 전했다.
두 번째는 정기적인 자가 혈압 측정과 병원 방문이다. 고혈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평소 자신의 혈압 수치를 정확히 알고 꾸준히 기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는 치료 계획을 조정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박현우 교수는 "가정에서 혈압을 꾸준히 측정하고 기록해야 하며,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현재 치료법이 적절한지, 목표 혈압에 잘 도달하고 있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는 능동적인 참여와 건강한 생활 습관 유지다. 박 교수는 "저염식, 규칙적인 운동, 적정 체중 유지, 금연, 절주와 같은 건강한 생활 습관을 꾸준히,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자신의 질병과 치료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궁금한 점은 언제든 의료진에게 질문하면서 치료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 교수는 "이와 같은 세 가지 원칙을 기억하고 실천한다면, 고혈압이라는 만성 질환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건강을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