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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목 방치하다 마비 온다?… 젓가락질도 힘들어지는 '이 질환'은
'현대인의 고질병'으로 불리는 일자목과 거북목은 경추(목뼈)가 '완만한 c' 형태의 곡선을 이루지 못하고 과하게 펴지거나 굽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스마트폰 과사용이나 장시간 구부정한 자세로 모니터를 보는 습관이 주요 원인이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 목이나 어깨의 뻐근함을 느끼는 정도라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방치가 지속될 경우 '추간판 탈출증(디스크)'나 '경추 척수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경추 척수증으로 발전하면 손발에 마비 증상이 나타나서 심한 경우 젓가락질이 힘들어지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할 수도 있다.
이렇게 일상에 큰 불편을 초래하는 경추 척수증. 어떻게 발생하고 치료하는지, 또 예방법은 없는지 정형외과 박지원 교수(고려대학교 안산병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봤다.
척수 압박으로 발생… 젓가락질, 계단 오르기도 힘들어
척수는 뇌와 말초신경을 연결해 신체의 움직임과 감각을 조절하는 중요한 신경 조직이다. 경추(목뼈), 흉추(등뼈) 등 척추에 의해 보호받고 있으며, 외부 압력으로부터 안전하게 유지된다.
그런데 어떤 원인으로든 척수가 물리적으로 눌리게 되면, 신경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손발 마비 등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척수증'이라고 하며, 특히 목 부위의 척수에서 발생할 경우 '경추 척수증'이라 부른다. 드물게 등 부위에서 발생하면 '흉추 척수증'으로 분류된다.
이렇게 척수 압박으로 발생하는 경추 척수증이 다른 원인질환 없이 갑자기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 경추 척수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 질환에는 '퇴행성 척추증'과 '후종인대 골화증', '추간판 탈출증' 등이 있다.
1. 퇴행성 척추증
척수를 감싸고 있는 척추(경추)가 퇴행성으로 점점 변화하여 척수를 압박하는 경우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추가 덧자라게 되면 '골극'이라고 부르는 뼈의 돌출부위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골극이 척수를 압박하게 되고, 경추 척수증이 발생할 수 있다.
2. 후종인대 골화증
뼈가 아닌 인대의 변화가 경추 척수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척추의 앞뒤로는 척추의 모양을 유지하게 하는 인대가 있는데, 이중 뒤쪽 인대를 '후종인대'라고 한다. 이 후종인대가 뼈처럼 단단하게 굳어지고 두꺼워지는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후종인대 골화증'이다. 이때도 마찬가지로 굳어지고 두꺼워진 후종인대가 척수를 압박해서 '경추 척수증'을 유발하게 된다.
3. 추간판 탈출증
흔히 '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 탈출증'도 같은 원리로 경추 척수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척추의 사이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추간판(디스크)은 내부에 수핵과 수핵을 감싸는 섬유륜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부에 있던 수핵이 섬유륜을 뚫고 삐져나오는 질환이 바로 '추간판 탈출증'이다. 그런데 추간판에서 삐져나온 수핵이 경추의 뒤쪽으로 돌출되는 경우 척수를 압박할 수 있고, 경추 척수증이 유발된다.
이런 다양한 원인질환 외에도 박지원 교수는 "선천적으로 척수관이 좁은 경우 젊은 연령에도 조기에 척수증이 발병할 수 있고, 류마티스 질환이 있는 경우 경추의 불안정증을 동반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증상이 급성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 마비 증상… 한손이면 뇌졸중, 양손이면 경추 척수증
경추 척수증의 주요 증상에는 다양한 운동장애가 있다. 젓가락질이나 단추 채우기와 같은 세밀한 손동작이 필요한 활동이 어려워지고,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힘들어질 수 있다. 보통 평지를 걸을 땐 괜찮지만 간혹 평지를 걸을 때도 중심을 잡기 어려운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이 경우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이에 대해 박지원 교수는 "경추 척수증의 주된 증상은 아니지만 사지의 저림이나 강직, 배뇨와 배변 습관의 변화가 동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런 경추 척수증의 운동장애나 마비 증상이 '뇌졸중'의 증상과 비슷하여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어서 증상과 발생 시간 확인을 통해 구분해볼 필요가 있다.
감각이 둔해지고 저리는 증상이 한쪽으로만 나타나는 뇌졸중과는 달리 경추 척수증은 양쪽 모두에 발생한다. 또 뇌졸중에는 안면마비나 실어증 등의 언어증상이 동반되기도 하는 반면, 경추 척수증의 경우 언어증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증상 발생 시간에도 차이를 보인다. 치료의 골든타임이 짧은 뇌졸중은 증상이 수분에서 수 시간 사이 갑자기 발생하지만, 경추 척수증의 경우 대개는 증상이 서서히 발생하게 된다.
이외에도 박 교수는 다른 뇌질환인 '파킨슨병'과의 구분도 필요하다면서 "파킨슨병은 수년단위로 서서히 발병하고 가만히 있어도 떨리는 증상과 우울, 인지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는데 모두 척수증에는 없는 특징이다"라고 덧붙였다.
상세한 병력청취, 세밀한 신체검진 필요
경추 척수증의 드러나는 증상을 통해 다른 질환과 구분해낼 수 있지만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박지원 교수는 "경추 척수증, 뇌졸중, 파킨슨병 등의 운동신경원 질환은 세밀한 신경학적, 영상의학적 소견으로 감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추 척수증은 병력청취, 신체검진법과 함께 영상의학적 소견을 통해 진단한다. 주먹을 10초 이내에 20회 이상 쥐었다 펴지 못하거나, 발 뒷꿈치와 앞꿈치를 붙여 일자로 걷기 힘들면 경추 척수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경우 x-ray와 함께 ct, mri 촬영을 통해 경추를 압박하는 병변이 발견되면 진단할 수 있다.
마비 진행되면 증상 호전 어려워… 수술이 최우선 치료법
경추 척수증은 뇌∙척수 질환 중 비교적 치료 예후가 좋은 편이지만, 마비가 진행할 경우 보존적 치료로는 증상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진단이 되면, 수술을 통해 척수 압박을 풀어주는 것이 최우선 치료법이다. 박지원 교수는 "시기 적절한 수술을 통해 척수 손상으로 인한 마비의 진행을 막고, 어느 정도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사용하기를 자제하고, 부득이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모니터를 눈높이와 맞추기를 권장한다. 목 스트레칭을 통해 앞쪽으로 쏠린 부하를 줄이는 것도 도움된다.